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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레미야(82) 48:1~24 찌꺼기가 곱게 가라앉은 포도주와 같은 모압
    예레미야서 2024. 4. 6. 22:49

    반복해서 말하지만, 모압의 멸망 예언은 모압을 향한 것이 아니다.

    - 이스라엘을 향한 예언이다.

    예를 들어, 13절에서 모압 멸망의 가혹함을 이스라엘 멸망에 빗대어 설명한다.

    [렘 48:13] 이스라엘 백성이 베델을 의지하다가 수치를 당하였듯이, 모압이 그모스 신 때문에 수치를 당할 것이다.

    - 비유는 낯선 개념을 듣는 사람에게 익숙한 도구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 따라서 이스라엘의 멸망을 도구로 사용했다는 것은 예언의 대상이 이스라엘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본문이 기록되어 시기에는 이미 모압 민족이 멸망하여 사라진 이후이다.

    - 이스라엘이 BC 586년에 멸망하고, 모압은 BC 582년에 멸망했다.

    - 그러나 본문의 기록 시기는 약 BC 500~400년 경인 포로 시기 혹은 포로 귀환 시기이다.

    - 많은 사람이 성경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성경이 기록된 시기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 본문의 배경은 모압이 사라지기 전이지만, 기록 시기는 이미 모압이 사라진 이후이다.

    - 즉, 본문은 사라진 민족을 위한 예언이다.

    그런데 사라진 민족을 위한 예언이 왜 필요하겠는가.

    - 남아서 듣는 이스라엘을 위해 기록되었다.

    - 그래서 이스라엘이 타산지석 삼으라는 것이다.

    - 모압이 죄로 인해 사라졌으니, 이스라엘은 죄에서 돌이키라는 것이다.

    - 그래서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동질감’이다.

    - 죄로 인한 모압의 멸망을 보며, 자신은 그들만큼 죄를 짓지 않았다고 구분하라는 것이 아니다.

    - 멸망한 모압을 조롱하며,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고 안도하라는 것이 아니다.

    - 그것은 교만이다.

    - 그러한 ‘구분지음’ 때문에 모압은 멸망했다.

    [렘 48:27] 모압아, 이제까지는 네가 이스라엘을 조롱거리로 삼지 않았느냐? 네가 이스라엘을 말할 때마다, 너는 마치 이스라엘이 도둑질이나 하다가 들킨 것처럼, 머리를 흔들며 조롱하지 않았느냐?

    죄로 인해 멸망한 모압을 보며, 자신에게도 같은 죄가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 그래서 자신도 모압처럼 멸망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멸망이 지연되고 있는 것뿐이고,

    - 죄에서 돌이켜 회복하라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다른 말로, 자신이 모압과 달리 아직 멸망하지 않은 것은,

    - 모압과 같은 죄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 모압과 같은 죄가 있는데,

    -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죄에서 돌이킬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것뿐이기 때문이다.

    - 그것을 위해 이미 멸망해서 사라진 모압을 향한 불필요한 예언을 성경에 기록한 것이다.

    - 사라진 모압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아있는 이스라엘을 위해서 말이다.

     

    따라서 모압의 멸망 예언은 곧 이스라엘을 향한 ‘멸망 경고’이다.

    - 본문은 모압의 멸망을 다루지만, 이스라엘을 향한 경고이다.

    - 이스라엘도 죄에서 돌이키지 않으면, 모압처럼 멸망할 것이라고 말이다.

    게다가 그것은 곧 우리를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 우리도 죄에서 돌이키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는 경고이다.

     

    그런데 모압은 죄에서 돌이키지 않아서 예언대로 멸망했다.

    - 게다가 이스라엘도 그 경고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

    - 모압과 같이 죄에서 돌이키지 않아서 멸망했다.

    우리도 만약 이 경고를 듣지 않고 죄에서 돌이키지 않는다면,

    - 모압과 같이, 이스라엘과 같이 멸망해서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멸망해서 사라진 모압과 이스라엘을 향한 예언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다.

    - 모압과 이스라엘을 위한 예언은 바로 우리를 위한 것이다.

     

    본문 해석

    단락 구분은 다음과 같다.

    ① 1~13절: 모압 전국 각지에 임한 멸망

    - 1~2절: 멸망 대상 1 - 북쪽 도시

    - 3~7절: 멸망 대상 2 - 남쪽 도시

    - 8~10절: 멸망 대상 3 - 남쪽 골짜기와 북쪽 고원

    - 11~13절: 멸망 원인 - 교만과 우상숭배

    ② 14~24절: 멸망 원인인 모압의 교만

    - 14~17a절: 교만 원인 1 - 강력한 군사력

    - 17b~18절: 교만 원인 2 - 강력한 왕권

    - 19~20절: 교만 원인 3 - 강력한 지형

    - 21~24절: 교만의 결과 - 전국 각지의 멸망

     

    요약하면,

    - 모압의 북쪽에서 남쪽까지 전 국토에 멸망이 선포된다.

    - 이유는 교만이다.

    모압은 강력한 군대, 왕권, 지형이 있기에, 과거에도 안전했고 앞으로도 굳건할 것이라 믿었다.

    - 그러나 모압이 안전했던 이유는 자신의 힘 때문이 아니라 지형 때문이었다.

    - 북쪽에는 고원이, 남쪽에는 골짜기가 있어서 외세가 침략하기에 어려웠다.

    그러나 더욱 강력한 바벨론이 침략했고,

    - 결국 모압의 허약한 실상이 드러난다.

    - 교만함에 취해 대비를 하지 않았기에, 맥없이 무너져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따라서 본문의 중심은 모압의 ‘교만’이다.

    - 본문은 다양한 방법으로 모압의 교만을 드러낸다.

     

    모압의 교만

    본문 초반에는 모압의 교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 하지만 교만의 양분이 되었던 영광스러운 과거를 조명한다.

    - 모압은 자신의 영광에 도취하여, 자신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했다.

    -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렘 48:2] 이제 모압의 영화는 사라졌다. ・・・・

    다음으로, 모압은 자기 자신을 의지하는 교만에 빠져 있었다.

    [렘 48:7] 모압아, 네가 너의 손으로 만든 것들과 너의 많은 보물을 의지하였으므로, 너도 정복당할 것이다. 그모스 신도 자기를 섬기던 제사장들과 고관들과 함께 포로로 끌려갈 것이다.

    - 본문은 ‘너의 손으로 만든 것들‘과 ‘너의 많은 보물’을 통해 ‘너’를 강조한다.

    - 이는 모압이 그만큼 자기 능력을 의지했다는 뜻이다.

    - 자신의 강력한 능력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실상은 모압에게 자신을 지킬 능력이 없었다.

    - 모압은 스스로 강력한 군대와 통치력으로 외세를 물리쳤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켤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유리한 지형 때문이었다.

    - 바벨론이 지형을 극복하고 쳐들어오자, 모압의 군대는 아무 소용 없었다.

    - 그래서 모압은 바벨론에 의해 멸망해서 사라진다.

     

    그런데 왜 모압은 자신을 강하다고 착각했을까?

    - 모압이 교만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모압에게 오랫동안 임했던 ‘안전’이다.

    [렘 48:11] 모압은 일찍부터 안전하게 살았으며, 포로가 되어 끌려가 본 적이 없었다. 이 그릇 저 그릇에 옮겨 담지 않아서 찌끼가 곱게 가라앉은, 맑은 포도주와 같았다. 맛이 그대로 남아 있고 향기가 변하지 않은 포도주와 같았다.

    - 모압은 비교적 외세의 침략을 적게 받았다.

    - 실제로 모압 바로 위에 위치했던 이스라엘의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는 앗수르의 포로로 끌려갔지만,

    - 모압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대상 5:26]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앗시리아의 불 왕의 마음과 앗시리아의 디글랏빌레셀 왕의 마음을 부추기셔서, 르우벤과 갓과 므낫세 반쪽 지파를 사로잡아, 할라와 하볼과 하라와 고산 강 가로 끌고 가게 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오늘날까지 거기에 살고 있다.

    그래서 모압은 자신이 강하다는 교만에 빠졌다.

    - 이유야 어쨌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자신의 약함을 확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본문은 이러한 모압을 포도주에 비유한다.

    - 모압은 ‘맛과 향이 좋은 포도주’였다.

    - 이는 모압이 외세의 침략을 받지 않아서,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는 뜻이다.

    [렘 48:11] 모압은 일찍부터 안전하게 살았으며, 포로가 되어 끌려가 본 적이 없었다. 이 그릇 저 그릇에 옮겨 담지 않아서 찌끼가 곱게 가라앉은, 맑은 포도주와 같았다. 맛이 그대로 남아 있고 향기가 변하지 않은 포도주와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포도주가 미완성 상태이다.

    - 포도주는 숙성 과정에 침전물이 생긴다.

    - 침전물은 가라앉고, 깨끗한 포도주는 위로 떠오른다.

    - 그래서 깨끗한 포도주를 얻기 위해서는 침전물 제거가 중요하다.

    - 침전물이 떠오르지 않도록 포도주를 다른 그릇에 가만히 따르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 그렇게 침전물을 완전히 제거해야만 비로소 포도주가 완성된다.

     

    하지만 모압은 아직 침전물 제거 작업을 하지 않은 포도주와 같다.

    - 그래서 겉으로는 좋은 포도주 같이 보이지만,

    - 속에는 침전물로 가득한 미완성이다.

    [렘 48:11] 모압은 일찍부터 안전하게 살았으며, 포로가 되어 끌려가 본 적이 없었다. 이 그릇 저 그릇에 옮겨 담지 않아서 찌끼가 곱게 가라앉은, 맑은 포도주와 같았다. 맛이 그대로 남아 있고 향기가 변하지 않은 포도주와 같았다.

    따라서 포도주 비유는 모암의 깨끗한 겉모습 속에 감춰진 더러운 침전물을 지적한다.

    - 모압이 침략당하지 않은 이유가 겉으로는 강한 국력 때문으로 보이지만,

    - 실상은 침전물과 같은 죄로 가득한 미완성의 국가이다.

    - 이렇게 국력은 약하고 죄는 많으니, 멸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침전물과 같은 모압의 죄가 무엇이냐?

    - 첫째로, 강력한 군사력을 의지하는 죄이다.

    [렘 48:14~15] 어떻게 너희가 우리는 용사들이요, 전투에 능한 군인들이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15) 모압과 그 성읍들을 멸망시킬 자가 쳐들어오면, 모압의 젊은이들 가운데서 뽑힌 용사들이 살육을 당할 것이다. 나는 왕이다. 그 이름 ‘만군의 주’인 내가 말하였다.

    - 둘째는, 강력한 왕권을 의지하는 죄이다.

    [렘 48:17] 모압의 모든 이웃 민족아, 모압의 명성을 아는 모든 사람아, 너희는 모압의 멸망을 슬퍼하며, 이렇게 부르짖어라. 그 막강하던 규, 그 화려하던 지휘봉이, 어찌하여 이렇듯 꺾이고 말았는가!

    - 셋째는, 강력한 지형을 의지하는 죄이다.

    [렘 48:19] 아로엘의 주민아, 너희는 길가에 서서 살펴보다가 도망 쳐서 피하여 보려는 남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 보아라.

    모압은 군사력과 군사력을 통제할 왕권 그리고 군사가 싸우기 좋은 지형까지 갖췄다고 자부했다.

    - 그러나 용사와 군인은 살육당하고,

    - 군사를 통제할 왕권은 꺾였으며,

    - 깊은 골짜기 위에 있어서 안전했던 아로엘에서조차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모압이 의지하던 모든 것을 잃었다.

    - 모압이 의지하던 것은 모두 허상이었다.

    - 그것을 본문은 우상 숭배를 통해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렘 48:13] 이스라엘 백성이 베델을 의지하다가 수치를 당하였듯이, 모압이 그모스 신 때문에 수치를 당할 것이다.

     

    결국 모압은 침전물이 많은 포도주였기 때문에 버려진다.

    [렘 48:12] 나 주의 말이다. 내가 이제 술 거르는 사람들을 보낼 터이니, 포도주를 쏟아 버릴 날이 온다. 그들은 포도주를 모두 쏟아 버리고, 그릇들을 비우고, 병들을 깨뜨려 버릴 것이다.

    - 겉에 있는 깨끗한 포도주는 모두 거짓이다.

    - 속에 침전물을 숨기고 있다.

    - 술 거르는 사람, 즉 하나님은 속지 않으신다.

    - 겉은 깨끗하지만 속은 더러운 모압을 파괴하신다.

     

    결론 - 동질감

    이스라엘은 모압의 멸망 예언을 듣고 후련했을 것이다.

    - 손톱 밑에 박힌 가시가 뽑히는 것처럼 말이다.

    왜냐하면 모압은 정말 손톱 밑 가시처럼 이스라엘 바로 옆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 모압은 무시할 수 없는 귀찮은 존재였다.

    그래서 모압의 멸망 예언을 듣고 이스라엘은 위로와 안도를 느꼈을 것이다.

    -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사랑하셔서 주신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본문의 목적은 위로와 안도가 아니다.

    - 경고이다.

    - 모압의 죄를 통해 이스라엘의 죄를 지적하기 위해서이다.

    - 이스라엘이 모압과 동질감을 느껴서, 자기 죄를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모압은 자기 힘을 과신하여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교만함에 빠져있었다.

    - 그런데 이 교만함은 이스라엘 죄의 핵심이다.

    이스라엘 역시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으로, 절대로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 하나님은 전능하시니, 이스라엘을 모든 적으로부터 지켜주실 것이라 믿었다.

     

    이 믿음의 고백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

    - 하나님은 전능하신 능력으로 보호하신다.

    - 그것을 믿어야 한다.

    그런데 적을 정의하는데 차이가 생긴다.

    - 이스라엘은 적을 주변 강대국으로 한정했다.

    - 강대국이 쳐들어오지만 않으면, 이스라엘이 안전할 수 있다는 제한된 생각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생각하신 진정한 적은 강대국이 아니다.

    - 정말 무서운 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 이스라엘은 자신이 언제나 안전할 것이라고 착각했고,

    - 그래서 교만했으며,

    - 그 결과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욱 믿어서, 

    - 믿음 없음에 빠졌다.

    이 믿음 없음이 정말 무서운 적이다.

    - 하나님이 전능하신 능력으로 방어할 적은 주변 강대국이 아니라 믿음 없음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믿음 없음에서 보호하시기 위해 오히려 강대국을 이용하신다.

    - 가짜 적을 통해 이스라엘을 진짜 적으로부터 보호하신다.

    - 이스라엘을 강대국에 멸망하도록 하셔서, 이스라엘이 믿음의 중요성을 자각하게 하신다.

    - 그래서 이스라엘이 믿음 없음이라는 죄에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 다시 하나님을 믿어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게 하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실제로 역사 속에서 수백 년 동안 이스라엘을 멸망하신 후 다시 회복하신다.

     

    그것을 위해 하나님은 모압의 멸망을 예언하신 것이다.

    - 모압의 교만을 보고 이스라엘 자신의 교만을 자각하라고 말이다.

    - 그래서 자신을 의지하던 교만에서 벗어나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말이다.

     

    이스라엘은 처음에 모압의 멸망 소식을 듣고 하나님의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 모압과 자신을 구분 지으며, 위로와 안도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시 모압과 같이 멸망과 포로 시기를 겪으며, 뒤늦게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었다.

    - 모압과 동질감을 느끼며, 자신도 교만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긴 과정을 통해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믿는 것의 참뜻을 알게 되었다.

     

    믿음의 참뜻 - 즉각 순종 아닌 알아서 순종

    그렇다면 하나님만 믿는다는 것의 참뜻은 무엇일까?

    - 많은 사람이 이렇게 착각한다.

    -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모든 것을 즉각 순종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것이 왜 착각이냐고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다.

    - 즉각 순종만큼 귀한 믿음이 어디 있느냐냐고 반문한다.

    물론 즉각 순종도 믿음이다.

    - 그러나 초보 믿음이다.

    진정한 믿음은 요구받은 것을 즉각 순종하는 것을 넘어서,

    - 요구받기 전에 알아서 순종하는 것이다.

    - 그렇다고 알아서 눈치 보고 기라는 뜻이 아니다.

     

    풀어 말하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뜻과 의도를 이해하고,

    - 그것에 맞게 인생 전체를 스스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 하나님이 앞으로 가라면 앞으로 가도, 뒤로 가라면 뒤로 가는 것도 좋지만,

    - 그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일관되게 전하신 뜻,

    - 즉, 자신을 포함해서 인류를 사랑하고, 하나님과 자연 만물까지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 습관, 취향, 직업 등 일상 전체를 바꾸는 것이다.

    반대로 말해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하물며 그 목적이 ‘신앙적’인 것이라도,

    - 자신을 포함해서 인류와 하나님, 자연 만물까지 이용하는 삶은 죄이다.

    - 바리새인이 전형적인 예이다.

     

    예를 들어, 부부 관계에서도 이러한 원리가 적용된다.

    - 자신이 너무 바빠서 배우자에게 설거지를 부탁했다고 해보자.

    - 그런데 배우자가 만약 딱 싱크대에 있는 그릇만 닦아놓았다면?

    - 식탁에 먹다 남은 그릇은 그대로 둔 채,

    - 그리고 싱크대 주변에 요리했던 흔적은 그대로 둔 채,

    - 게다가 음식물 쓰레기는 싱크대 오물통에 그대로 둔 채로 말이다.

    그런 배우자에게 왜 설거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냐고 따지면,

    - 자기는 하라는 대로 다 했다며 억울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하라는 대로 다 했기 때문에 충분한 것인가?

    - 이것이 제대로 요구하지 않은 쪽의 잘못인가,

    - 아니면 요구받은 대로만 한 쪽의 잘못인가.

     

    정말로 배우자를 사랑한다면, 

    - 그래서 배우자를 편하게 해주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봉사해야 한다.

    - 그래서 요구받은 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 요구받은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즉각 순종’은 사랑이 아니다.

    - 초보 믿음이 아니라, 믿음 없음이다.

    사랑은 ‘알아서 순종’이다.

    - 요구받은 것을 넘어서, 스스로 인생 전체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초보 믿음’에 안주한다.

    - 인생 전반을 자발적으로 변화하기를 거부하고,

    - 주일성수, 십일조, 구제, 봉사 같은 사소한 순종 행위를 신앙의 전부라고 자신을 속인다.

    - 다르게 말해서, 믿음이 인생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죄를 숨기기 위해,

    - 사소한 순종을 하며 죄책감을 밀어낸다.

    이는 바리새인의 전형적인 태도이다.

    - 바리새인도 평생 신앙을 위해 헌신했지만,

    - 신앙의 목적이 대상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 자신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 즉, 율법을 사랑의 수단이 아니라, 율법 자체를 숭배하는 율법주의에 빠졌다.

    - 이로 인해 결국 신앙의 이름으로 하나님을 거부하고 죽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믿음만을 신앙이라 말하면, 이렇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 그렇게 알아서 인생 전체를 하나님 뜻에 맞게 바꾸면,

    - 나는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 하나님은 우리 인생 전체를 착취하는 나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니다.

    - 하나님은 그런 존재 맞다.

    - 하나님은 예수님 인생 전체를 착취하셨다.

    - 그래서 마음대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박아 죽이셨다.

    - 하나님은 예수님께 행하신 그대로 우리 인생도 착취하실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예수님을 진정으로 예수님답게 회복하셨다.

    - 그래서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온 인류에게 확증하셨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 전체를 착취하신 후, 우리를 진정으로 우리답게 회복하실 것이다.

    - 우리 인생을 우리가 소유할 때보다 더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실 것이다.

    - 왜냐하면 하나님만이 우리다움이 무엇인지 아시는 유일한 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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