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에 대하여 1 : 나는 정말 죄인인가?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나의 죄인됨을 진정으로 깨달은 건 오래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스스로가 죄인인줄도 모르고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했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인데, 말이 안되는 문제인줄 도 모르고 살았었다.
내가 죄인임을 모르면, 예수님의 십자가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 죄를 대신해서 죽으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죄가 없는 자에겐 예수님의 은혜도 은혜가 아니다. 스스로 의인인 자에겐 예수님이 필요 없는 분인 것이다. 죄인인줄도 모르고 교회를 다녔던 시간은 예수님을 예수님으로 믿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문제임을 인식하게 된 계기는 ‘하나님의 무응답’ 때문이었다.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던 대학생 시절(죄 인식은 없었지만..), 나는 무엇이든 하나님께 기도하고 여쭤보고 했었다. 그럼 신기하게도 상황에 딱 맞는 해결책이나 응답이라 느껴지는 일들이 내 삶에 가득했다. 나는 그 시절 하나님이 나와 동행하시고 나를 이끌어주신다는 생각에 항상 기쁘고 감사했다. 내 일주일은 예배로 가득했다. 그렇게 행복한 대학시절을 보내고, 졸업작품을 준비할 즈음, 나는 내 신앙과 하나님의 말씀을 담은 졸업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하나님께 아무리 구해도 응답이 전혀 없는 느낌이었다. 너무 답답했다. 그 전까지는 항상 하나님께 구하면 기적같이 하나님이 응답하시는 느낌이었는데, 그 즈음 이후부터 계속해서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것 같은 시간이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이상하고 괴로웠다.
답답한 마음에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내가 하나님께 뭘 잘못했나? 큰 죄를 지었나?’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죄가 뭐지?’ ‘성경에 따르면 나는 죄인인데, 나는 내가 죄인이라 생각하나?’라는 질문들도 그제서야 진지하게 해봤다.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니 나온 결론은, 나는 내가 정말 하나님을 십자가에 달리게 할 만큼 나쁜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나를 죄인은커녕, 꽤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평생 나쁜 짓 별로 안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나름 정직하게, 성실하게, 남에게 피해 안주며, 헌혈도 많이 하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나쁜 말도 입에 담아본 적 없고, 술도 마셔본 적 거의 없고, 순결하려 노력했고, 나름 베풀며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게 할 만큼 큰 죄인이라고? 예수님이 내 죄 때문에 죽으셨다고? 물론 나도 죄인이지... 나도 나쁜 생각 할 때가 많이 있으니깐... 하지만 이 정도는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 아닌가? 내가 남들보단 나은 것 같은데...? 그런데 성경에는, 예수님이 보시기엔 살인자나 나나 똑같은 죄인이라는데...나는 왜 그렇게 생각이 들지 않는거지? 이걸 모르면 예수님을 믿는게 아니네? 예수님의 은혜를 전혀 모르는거네? 이게 문제다. 이걸 알아야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이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죄를 알기위해 나름 애썼다. 기도원에도 가보고, 새벽기도도 가고, 수련회에 갈 때마다 더욱더 구하기도 하고, 성경공부도 참여하고, 목장 식구들이랑 이 문제를 나눠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쉽게 해결이 되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오~래 걸렸다. 마치 광야의 시간처럼... 대학생 시절에는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확신 속에서 아주 열정 넘치게 확신에 찬 삶을 살았다면, 죄에 대한 물음이 들어온 뒤로부터는 불확신 속에 뭔가 열정이 빠진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전에는 목표와 비전이 뚜렷해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확실했는데(참고로 그때의 비전은 많은 사람에게 내 일로 선한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신앙과 존재에 대한 의문이 드니 내가 어느 방향으로 살아가야하는 것인지가 흐릿해졌다. 정말 답답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이 달린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묻고 구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교회에서 말씀을 함께 알아가면서 어느 순간 내 죄인됨이 먼저는 머리로, 다음으로는 마음으로 깨달아졌다. 마음으로 깨닫게 된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 편‘예수님을 믿으면 어떻게 사랑할 수 있나?’에서 말했기에 생략하겠다. 다음편에서는 마음으로 깨닫기 이전에 머리로 내가 죄인임을 알게 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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