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인식’이 내 삶에 주는 변화
나는 신앙 생활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죄 인식(내가 죄인인 것을 진정으로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죄인인 것을 알아야 내 죄를 대속하신 예수님이 필요하다. 죄 인식이 없으면 예수님은 필요 없는 분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죄 인식 없는 구원은 없다.
‘죄 인식’은 단순히 내 죄가 무엇인줄 아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다. 우리는 ‘죄 인식’을 ‘죄를 하나님께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상으로는 잘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죄 인식은 삶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죄 인식은 하나님에 대한 태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태도, 나에 대한 태도 모두를 포함한다. 그래서 죄 인식이 없을 때의 삶과 죄 인식이 생긴 후의 삶의 태도는 천지차이로 바뀐다.
내가 죄인인 것을 정말로 알게 되면, 먼저는 정말로 진짜로 예수님이 필요해진다. 그 전까지는 내 어떤 욕심(구원이나 내 필요 등등)을 위해 하나님이 필요했던 것이라 예수님이 있으면 내 삶이 더 안정되고 풍성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치만 예수님 없이도 내 삶이 당장 크게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면, 죄 인식 이후엔 정말 나는 (사랑할, 삶을 삶답게 살아갈) 가능성이 0.001%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알기 때문에, 하지만 예수님으로만 가능한 것을 알게 되기 때문에, 예수님을 간절히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것은 단순히 잠깐 하나님에 대해 뜨거워졌다 식어버리는 것이 아닌, 내가 완전히 바뀌어버리는, 정말로 ‘거듭남’이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하지만! 그 거듭남의 순간 자체가 엄청 중요한 건 아니라는 것도 또한 꼭 이야기 하고 싶다. 나는 오랫동안 그 거듭남의 순간 자체를 바라고 기다렸었다. 이 마음의 바탕에는 거듭남의 순간이 엄청 중요하고, 그 이전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고, 그 이후는 예수님을 믿는 것이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교회, 많은 간증들에서 그 거듭남의 순간이 엄청 중요하고, 그 이후에야 믿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죄인인 것을 깨닫는 그 ‘거듭남’의 순간은 내 믿음의 인생에 하나의 아주 중요한 과정이었을 뿐, 그것이 믿음의 시작도, 믿음의 끝도 아니었다. 고넬료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는데 베드로를 통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된 것에서, ‘고넬료가 그 이전에는 믿음이 없다가 그 이후에 믿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것보단, ‘고넬료의 믿음의 인생 가운데 베드로를 만나 복음을 들은 사건이 하나의 과정이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나은 것처럼, 거듭남도 중요한 사건이긴 하지만 믿음의 인생에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이것을 강조해서 말하고 싶은 이유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많은 경우 거듭남에서 신앙이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거듭남 이후에 또 더 많은 신앙의 여정들이 남아있는데 말이다. 그러니 ‘죄인식’을 바라고 구하는 마음은 필요하지만, 그것만을 목표로 삼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지금 내가 죄 인식을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예수님을 알아 죄인인 것을 알게 되길 바라는 이 순간 또한 믿음의 여정임을, 그리고 죄인임을 알게 된 이후에도 똑같이 그 여정이 남아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거듭남은 또 다른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그 거듭남이 일어나고 나면,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 자체가 바뀌어버린다. 내가 죄인이라는 태도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내가 죄인인 것이 보이고 나니, 같은 원리로 사람들이 죄인인 것이 이해가되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이해가 된다. 예전에는 예수님 없이도 세상에 사랑이 있어 보이고, 조금의 가능성은 있어 보일 때가 있었는데, 내가 가능성이 없음을 알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세상에도, 모든 사람들에게도 예수님이 없이는 조금의 가능성이 없음을 알게 된다. 조금의 가능성이 있음과 없음이 작은 변화 같지만, 실제로 이 변화를 겪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차이임을 알게 된다.
나도, 다른 사람들도, 세상에도, 모두 사랑이 없으므로 그 모두에게 예수님이 정말로 필요하구나를 알게 된다. ‘예수님 믿으면 마음이 평안해져서 좋아요’같은 전도를 하는게 아니라 내가 예수님이 간절하듯, 세상도 사람들도 예수님을 알고 소망하게 되길 바라게 된다. 이기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나와 이 신앙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바라게 된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이전에는 더 나아지기 위한 삶(육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모두)을 살았다면, 이후에는 더 사랑하기 위해 살게 된다. 사는 목표 자체가 바뀐다. 삶에서 사랑이 없는 나를 계속해 더욱 발견하게 되고, 예수님을 통해 사랑을 할 수 있게 되길 더 소망하게 된다. 내가 죄인이고 사랑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일상에서 계속해서 더 많이 인식하고, 사랑하려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그래서 예수님을 찾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이렇게 죄 인식은 신앙의 여정 가운데 꼭 거쳐야할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고, 죄 인식을 통해 우리의 삶은 실제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신앙은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다. 실제적으로 내 일상 하나하나에 변화를 일으키는, 그래서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라 나는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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